note
- 잡다한 일상
월요일에 출국이니까 진짜 내일 모레 출국이다. 근데 월요일 밤 비행기라 실질적으로 하루가 더 있다는 생각에 실감은 잘 안나고.. 실감날 때 얼마나 멘탈 꺠질지 좀 걱정. 여튼 출국이 다가와서 여기저기 사람들을 만났고 만나는 중이다. 대학 동기들, 고등학교 동창, 군대 동기들 등등.. 그저께는 진짜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 한 명을 만났는데 고등학교 때랑 지금 내가 똑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그 말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술을 많이 먹었고 오늘은 기절해얐디가 6시에 스터디 있어서 발제하고 왔다. 졸업연차 학부생이거나 직장인, 졸업 예정 학부생 이렇게 애들이 있는데 확실히 (당장 ML 지식은 없어도) 알아듣는 게 수준이 달라서 놀라기도 했고 자극도 받음. 나도 내 연구 더 열심히 해야지. 간만에 하는 새벽공분데 역시 며칠 놀았더니 리듬이 끊긴 걸 느낀다.
브루크너 8번 3악장을 오랜만에 듣는데 카라얀 연주도 들었고 반트 연주도 들었고 푸뱅 연주도 들음. 반트 연주는 가끔 너무 인위적으로 느껴지는데 근데 사운드 믹싱이 너무 좋아서 놀람. 각 악기 소리가 잘 분리돼서 들리는 데 ㄹㅇ 놀랐다. 지금까지 제일 맘에 드는 건 푸뱅이나 카라얀.
- 1순위
아 할 얘기가 생각났다. 사실 이 얘기를 적으려고 일기를 시작했는데 잠깐 까먹어서 딴 얘기를 적다가 이제 생각났다. 작년 가을까지만 해도 내 인생의 1순위가 뭐냐? 라고 누가 묻는다면 주저없이 사랑이라고 했을 것 같다. 근데 작년 말부터 서서히 바뀌어서.. 지금 같은 질문을 들으면 일단 사랑은 1순위가 아니라고 말할듯. 대신 연구가 1순위라고 말할 것 같다 내 실력을 떠나 지금 내 삶을 가장 즐겁고 풍성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나를 아껴주는 소중한 사람들을 잘 챙기면서 내 연구를 잘하고 또 운동도 꾸준히 한다면.. 그게 내 인생에서 가능한 행복의 최대치가 아닐지? 행복의 최대치라는 말이 어쩐지 슬프다면, 이대로도 충분히 행복하다는 말로 바꿔도 좋겠다. 작년 가을부터 느낀 게 있다면 - 행복하다는 말을 쓰기가 여전히 두렵긴 한데 어쨌든 삶은 매일매일 감당해야할 불행들의 연속인 것 같고 그걸 인지할 때 더 담담하고 의연하게 살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음 (최소한 내게는) 안정적인 심신이라는 건 사실 주어져 있는 게 아니고 네거티브한 감정들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 그게 식단 조절로 내 스스로를 아끼는 방식일 수도 있겠고 좋은 책들을 읽는 걸수도 있겠고 내 일-연구-에 최선을 다하는 건 너무 당연하고 운동도 나를 아끼는 방법 중 하나고.. 여튼 요새 느끼는 건 나 스스로를 챙기고 아껴주기가 생각보다 되게 어려운 것 같다. 반대로 나 스스로를 아껴주려다 보니 타인에 대한 관심이나 기대치는 점점 떨어지긴 함. 정리가 안되네. 여튼 인생의 1순위가 바뀐 게 신기하다는 이야기를 적고 싶었다.
- 새벽에 공부할 것
엣지워스 익스펜션 하나하나 적어가면서 공부하고 있고 그리고 충분통계량에 대한 내 추측? 을 차분히 하나씩 적어보고 싶다. 아침 7시반에 조교 전체 미팅이 있어서 그거 가야함. 혹시 몰라서 알람 울려놓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