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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며칠동안 애매하게 앓았다. 몸살기운인지 뭔지.. 수요일은 수업들 다하고 집가서 바로 쉬었고 어제도 시험감독 끝나고 바로 쉬었다. 근데 자도자도 피로가 안풀리네.. 나이가 들었나보다. 오늘은 미팅을 끝내고 스터디도 마침. 그 사이에 채점이 끝나있어서 개이득 - 대신 과제 채점 좀 더 해야겠다. 스터디에선 뉴럴 네트워크에 대한 직관들을 좀 얻어갔다. 미팅에서는 자잘자잘하게 수정할 것들이 좀 있고 그리고 새로 한 시뮬레이션 보고 같이 기뻐해주셨다. 컨디션 낫는대로 (1) change point detection에 대한 literature 제대로 공부하고 싶고 (2) 그리고 엣지워스 증명 좀 더 자세히 봐야지..

  • 오래 누워있는 중에 한 생각들

  • 날 이끄는 게 뭔가? 에 대한 생각을 했었다. 거창하게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시절들도 있었고 뭔가 대단한 가치를 추구하며 살고 있다고 믿고 있었던 시절도 있었고.. 근데 요새는 그냥 사는대로 살면서, 맘에 안드는 놈들한테 무시당하는 게 싫어서 좀 열심히 사는 것 같다. 예를 들면 경제학과 친구들이 가끔 정외과 학부다니던 날 생각하면서 무시한다든가 하는 일들도 있었고 최근엔 웬 학부생이 자꾸 주변에 내 욕을 하고 다녀서 진짜 별 그지같은 거한테 이딴 일을 당하니까 기분이 매우 더러웠고.. 혹은 박사생들 중에서 사실 별 것도 없는데 있어보이는 척 하는 사람들이 괜히 아니꼬웠고.. 그런 사람들한테 무시당하기 싫어서 아니면 그런 사람들이 짜증나서 열심히 사는 감각 - 그런 감각들로 살고 있는 것 같다.

가끔은 날 가짜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건 좀 경우가 다르다. 가끔씩 매우 가까웠던 사람들이 내가 살아가는 방식을 가짜라고 생각하곤 했는데 이럴 때는 항변할 방법이 없다. 그냥 그들이 나를 알게 모르게 무시하는 순간들을 견디다가.. 못 참겠으면 그냥 도망쳐버리는 게 내 방식인 것 같다. 사실은 요새는 웬만한 관계들로부터 다 도망치고 있다. 그냥 관성대로 살고 있고 열등감이나 무시당하기 싫은 마음에 억지로 버티고 있는 감각. 쓰고 보니 매우 힘빠지는 얘기구만. 근데 어쩌겠나 이렇게 살고 있는 걸.

  • 기억에 남는 노래들: 암투병 이후에 아바도가 베를린필에 복귀하면서 지휘했던 말러 6번 연주가 있다. 햇수로 16년전부터 듣던 거고 특히 4악장 연주가 매우 숭고해서 번스타인 / 카라얀 것과는 다른 의미로 무척 좋아했다. 특이하게 안단테가 2악장에 배치되어있는 연준데 오랜만에 듣다가 2주제의 두번째 도입부가 너무 인상이 깊어서 한참을 들었다. 카라얀과 번스타인 것에서는 이 부분이 그렇게 인상적이진 않음.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되게 서글프게 들렸다. 그래도 안단테는 3악장에 놓는 게 더 좋다고 느낀다.. 또 오랜만에 씨잼 킁을 들었는데 오랜만에 근본을 찾은 느낌. 요새 부유하며 떠다니는 감각과 딱 맞아떨어졌다. 더 스마일 앨범이 너무너무 좋다는 얘기는 적었던가? 아마 별일없으면 내 올해의 앨범일듯. 톰욬과 그린우드는 살아있는 음악의 신임. 아침에는 약먹고 누워 잠을 청하면서 얼 스웻셔츠 썸랩송 들음. 옛날보다 더 잘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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