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방학~
봄방학의 첫날. 하루 쉴까 했는데 그냥 연구실 나왔다. 아침에 거울을 보니 좀비 하나가 날 쳐다보고 있었다. 이번 방학엔 운동도 다시 습관들이고 / 필사도 하면서 좀 여유? 혹은 자기관리?를 다시 시작하는 게 나름의 목표다..
오늘은 좀 여유롭게 공부하고 싶다. 미뤄놨던 라이팅 좀 하면서, 시뮬레이션 돌리고, 그리고 나중에 읽으려고 쟁여놨던 페이퍼들 읽고.
어제는 병원을 다녀왔다. 삼개월만에 다녀온 병원에서 2개월치 약을 받아왔다. 간만에 의사쌤 뵈니 반가웠고 근황을 말씀드렸다. 가끔 힘든 순간들이 여전히 찾아오지만 그래서 약을 끊는 건 두렵지만, 그래도 여전히 struggle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의사썜은 언젠가 내가 다시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내 맘이 언젠간 다시 열렸으면 좋겠다고. 물론 내가 준비가 된다면. 나는 그건 잘 모르겠다고 웃으면서 말씀드렸다. 속으로는 그건 내가 마음을 여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내가 근본적인 부분에서 사람들과 어긋나있다는 예감이 있었고 그게 확신이 된 것만 같다고. 그러나 요새 생각하는 건, 그리고 썜께 말씀드린 건 - 그냥 모두가 각자 그런 방식으로 힘든 점 하나씩은 갖고 살아가지 않나 싶다. 가끔 슬플 때도 있지만 그러나 인생 전반으로 보면 굉장히 축복받은 삶이라고 생각하고 - 물론 그게 행복해야한다는 당위가 되는 건 아니지만, 실제로 여러 순간들에서 행복하니까, 그러니까 좀 남들과 다른 상처나 아픔이 있다고 해서 그걸 과장할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걍 이렇게 태어난 걸 어떡함?;; 어쨌든 간만에 뵈니 무척 좋았다. 두달 뒤에 다시 뵈러간다. 그 사이에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아침에 밀린 잠을 자다가 씨잼 ‘코케인러브’를 들었다. 그걸 들으니 왜인지 연구실을 나와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솔직한 마음으로는, 최소한 나를 무시했던/무시하는 ㅈ밥들보다는 좋은 연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언제 철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