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은..

  1. 교수님께 어제 보내드린 증명이 있다. 근데 자기 전에 찝찝한 부분이 생각나서 오늘 연구실와서 수정함. trivial한 부분일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제대로 때려잡아야하는 놈이었고.. 문서화해서 보내드리고 TA수업하는 애들 프로젝트 듀가 주말까지라 오피스아워 잠깐 열어주고 왔다. 세 명이 왔는데 뭐 주말에까지 이렇게 찾아오는 애들은 열심히 하는 애들이고 나는 열심히 하는 애들 보면 더 챙겨주고 싶고 그렇다. 나는 학부 때 오피스아워를 진짜 거의 안갔기 때문에, 모르는 게 있으면 차라리 문제를 안내는 편이었기 때문에 더 애들이 이뻐보이고 그렇다. 도움이 됐길 바라고.. 그리고 운동 다녀왔고 -어깨함- 미루고 또 미뤘던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다 당장 내일 모레가 미팅이라.. 근데 코드 추가한 부분이 computationally 매우매우 헤비해서 이거.. 지금 CRE에서도 하루쯤 걸려버리면 SERE에서는 진짜 일주일 내내 이것만 돌려야할듯;

  2. 또 무슨 얘기를 하려고 했더라..? 사실 일기를 적을 생각까진 없었는데 시뮬레이션 돌아가는 시간이 생각보다 (매우) 오래걸려서 그 김에 일기를 쓰고 있다. 무슨 쓸 말이 있었더라..

  3. 아, 이런 얘기를 하려고 했다: 요새 연구를 하는 특정한 자세가 있다면 문제를 사랑하면 사랑했지 내가 만든 argument를 사랑하지는 말자는 거다. 몇 시간이든 며칠이든 어쨌든 내 손에서 결과가 나오면 그 사실 자체가 경탄스러워서 내가 만든 statement 자체를 사랑하게 되는 일들이 있다. 그런 종류의 사랑은 statement가 틀리질 않기를 바라는 맘으로 이어지고 그래서 제대로 된 검토를 하지 않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사실 이쯤되면 그건 statement에 대한 사랑이라기보다 그걸 증명한 내 자신에 대한, 좋게 말하면 뿌듯함 나쁘게 말하면 나르시즘에 가까울 것이고..

  4. 그런 점에서 내가 하고 있는 종류의 연구에 있어서 -일반화하자면 이학연구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일종의 적성이라고 할 만한 걸 다음과 같이 표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만들고 창조한 무언가에 몰입하지 않는 마음. 문제를 발견하고 푸는 과정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마음가짐. 아마 같은 이야기일텐데, 내가 하고 있는 연구가 잘 풀리지 않더라도 최소한, 그것이 (매우) 의미있다는 것에 대한 최소한의 확신.

  5. 아는 사람은 아는 얘긴데 나는 문과 출신이고 정외과 학부 나왔는데, 그런 점에서 정외과 공부는 나와 맞지 않았고 요새 하는 종류의 공부는, 재능이 있진 않지만, 이런 점에서 맞기는 한다. 예를 들면 자기 전에 찝찝한 부분이 생각나면 물론 낙심하게도 되지만 다음날 종이에서 전개될 내용들이 기대돼서 얼른 출근하고 싶어지고 그런 순간들이 있다. 근데 자기 전에 -종이 없이- 머리로만 하는 연구는 되도록 지양하는 편인데 그런 식의 전개는 틀릴 일도 많을 뿐더러 망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그냥 퇴근해서는 아이디어만 메모하고 출근해서 종이에 제대로 된 일을 하려는 편이다.

  6. 진짜 큰일났네 시뮬레이션 시간 개오래걸리네.. 컴퓨터 켜두고 퇴근해야할듯 미안하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