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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은 며칠뿐일 테니 그 며칠도 마주치게 하고 싶지 않아서

내가 대신 겪는 지옥이 있다 당신은 원래 천사였으면서 사랑이 어떤 건지도 모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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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나는 두리안이나 똠양쿵을 먹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그것들을 지금 먹을 수 없다는 사실이 나를 슬프게 하지 않는다. 겪어본 적도 없어서 그것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이 아무 욕구도 지칭하지 못하는 탓이다. 근데 나는 사랑을 해본 적도 없는데 왜 사랑을 하고 싶어하고 또 그러지 못하는 것에 슬퍼하나? 그런 생각을 하며 운동을 하고 연구를 했다. 대학원생활 처음으로 정말 공식적인 데드라인-과 학회-가 주어져서 일하고 있는데, 물론 스트레스는 받지만, 그러나 효율이라든가 집중력이라든가 공부하는 내용들이 흡수되는 느낌이 달라서 데드라인 아래서 작업하는 것도 꽤 괜찮구나 생각을 한다. 학부때는 벼락치기를 지독하게 싫어하고 또 절대 밤을 새지 못하는 스타일이라 차라리 하루에 세시간씩 꾸준히 공부를 하자(실제로 했는지와는 별개로)는 맘으로 살았는데 왜 벼락치기를 하는 사람들이 계속 그 맛에 중독되는지 알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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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을 할 때 앞을 보고 뛰면 힘들다. 같은 맥락에서 낮에 뛰는 거보다 밤에 뛰는 걸 더 좋아한다. 얼마나 남았나 물리적으로 확인하기가 힘드니 뛰는 순간순간의 속도감에 집중할 수 있으니. 연구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요새 한다. 이거 얼른 끝내야지, 언제 끝나지? 이거 만약 끝내면 이건 어떤 저널에 나가고, 그 저널에 내면 나는 뭐가 되어있을까? - 따위의 생각들보다 당장 내 눈앞에 놓여있는 오타와 오류들을 하루하루 고치고 또 지금 노트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집중하기. 그렇게 하려면 연구말고 다른 outlet이 항상 필요하다 - 그래서 오늘도 봄 날씨를 핑계로 끼를 부렸고(잘 안받아주는 상대라서 차라리 다행이다) 어깨를 조지고 왔다.

  • Skorohod Topology

몇달 전에 전개하는데 이게 왜 필요하지? 밑줄만 친 부분인데 오늘 다시 확인해보고 좀 중요한 intuition을 잡은 것 같아 기록해놓는다. 물론 틀렸을지도 모름.. 정말 스케치 수준이니 참고만 해라(미래의 나에게 하는 말).

  1. Weak Convergence가 다른 여타 (더 강한) 수렴보다 어떤 점에서는 불편한데 그건 joint convergence를 가정하지 않는 이상 continuous mapping theorem을 쓰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몇몇 예시들을 통해 확인해보면 sum of random variable들의 수열이 최종적으로 수렴하는 분포가 0이거나 해서 degenerate일 때 문제가 생기는 걸 확인할 수 있음.

  2. 그럼 non-degenerate하게 하는 함수공간의 구조를 주면 어떨까? 하는 게 Skorohod Topology 혹은 space를 생각할 때의 직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전체 함수 공간이 dense해야만 한다면 결국 limiting distribution이 degenerate할 수가 없기 때문에 문제가 방지되는 것 같다.

2.1 2가 어케 보면 지금 내 직관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인데 사실 아직 확신은 없다 함수 공간에서의 dense는 실수에서의 그것과 매우 다른 nature를 가진듯이 보이고 그래서 실수에서의 dense가 함축하는 성질 -infinitely many elements를 가진 집합에 대해 정의되어야 한다는 것-이 연장될 수 있는지 잘 모르겠음. 만약 이게 아니라면 여기 노트는 다 틀린 게 된다 그리고 내가 방금 교수님 보내드린 노트 argument도 틀린 게 됨 허미;

  1. 여튼.. Skorohod Space는 사실 seperable을 함축하고 이게 dense를 함축한다는 게 내 이해다. 그리고 이 두가지가 degenerate하는 케이스들을 막아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게 지금 당장의 내 이해.

  2. 그렇다고 치고 다시 Weak Convergence로 돌아와서, 이런 공간은 Skorohod Representation이라는 걸 함축한다. Weak Convergence보다 약한 종류의 분류로 measure의 tightness라는 게 있는데 일단 이 tightness가 jointly 보장되고, 이게 보장되면 그런 함수열(확률분포)에 대해, 그 수열의 임의의 부분수열에 대한 almost surely 수열하는 ‘표현’을 얻게 된다 헉헉.. 그래서 결과적으로 전체 수열도 대충 예쁘게 생겼다면 이 표현을 통해 continuous mapping theorem이 원래 함수열에 대해서도 성립함을 보장할 수 있다는.

  3. 디테일은 틀렸을 수 있지만 여튼 어떤 위상이라는 것에 대해 내가 요새 가지는 직관은, 그것이 수학적 구조를 주는데 그게 매우 실용적인 측면에서만 보자면, 어떤 원소에 대한 approximate를 위한 표현을 준다는 거다. 그러니까 거리라는 걸 정의해서 근사를 시킬건지, 아니면 그냥 더 일반적으로 norm이라는 걸 통해서 근사를 시킬건지 매우 일반적으로는 코시 수열이 수렴하는 공간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인지, 그렇다면 혹은 그렇지 않다면 그런 공간에서의 수렴이라는 걸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지… 그러니까 결국 근사, 수렴이라는 것을 어떤 기준으로 이야기할래? 라는 점에서 그럼 우리는 이런 구조를 주고 들어갈게-라는 게 내가 요새 위상이라는 것에 대해 가지는 직관이다. 최소한 내가 작업하는 위상들은 이런 맥락에서 쓰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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