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깨면
새로운 내가 거울에
-
종강했고 학회 다녀왔다. 이런저런 기분좋은 일들도 기억에 남는 일들도 있었는데 사진 일기를 네이버 블로그에 올릴까 말까 고민중이다. 어쩄든 어제 다시 동네 돌아왔고 오늘 오랜만에 연구실에 출근했다. 주로 있었던 일들을 정리해보자면:
- 조교일을 마치고 학생들로부터 감사 메일들을 꽤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
- 중간에 생일이 있었는데 나름 즐거웠다. 애들 기말 채점하는 와중에 친한 학부생 동생들이 케잌도 챙겨주고 좋았다.
- 그리고 슬럼프가 아주 강하게 왔다. 주 원인은 한달 붙잡던 초기하분포 관련 증명을 들고 갔는데 교수님이 직관적으로 아닐 것 같다고 말씀하신 것.
- 슬럼프가 딱 왔을 때 학회를 갔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내가 충분히 날카롭지 못한 상태에서 학회를 가서 더 많은 자극들을 얻을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점. 다행인 점은 그래도 나름대로 리프레쉬가 됐다는 점.
- 학회에서는 포스터 발표를 했는데 탑스쿨 학생들이 정말 잘하는구나, 그에 비해 나는 정말 우물 안 개구리구나 하는 걸 느끼고 옴.
- 내가 몇년전부터 팔로우하고 존경하는 아이오와 K 교수님을 만나뵐 수 있었고 팬심 가득 담아 인사를 드렸다. 그랬더니 매우 운이 좋게도 K교수님과 다음 학기부터 우리 학교 교수님으로 오시는 P 교수님과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특히 P 교수님의 주요 토픽이 DML(Doubly Robust Machine Learning)인데 다음학기부터 같이 일해도 괜찮냐고 여쭤봤고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옴.
- 그래서 내가 연구를 계속 할 수 있고 또 P 교수님과 일하게 된다면 졸업을 일년정도 미뤄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원래는 집안 사정도 있고 해서 최대한 빨리 졸업하고 돈을 제대로 버는 게 목표였는데 내가 작년부터 크게 관심가졌던 DML이라는 주제를 연구할 기회가 생긴다면 솔직히 욕심난다. 그리고 내가 아직 매우 미숙하고 부족하다는 걸 이번 학회를 통해 체감해버려서 박사를 좀 더 오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 밤비행기를 타고 돌아와서 아침 버스를 타고 동네에 돌아왔는데 그 사이에 공항에서 8시간쯤 노숙을 했다. 그 때 군대 선임이었던 J와 오랜만에 긴 수다를 나누었다.
-
슬럼프가 왔을 때는 연구를 하지 않는 나는 무엇인가, 또는 누구인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연구라는 걸 제외했을 때 앙상해진 자아를 보면서.. 이러면 안되겠다 싶었지만 학기말까지 연구에 올인한다는 핑계로 스스로를 돌보지 않았다. 그랬더니 증명이 틀려버렸을 때 연구 슬럼프가 매우 강하게 찾아와버렸다.. 오랜만에 연구실을 와서 연구를 했다. 다행인 점은 슬럼프의 원인이었던 가설에 대한 증명 하나를 오늘 하나 시도해봤다. 기존에 초기하분포의 asymptotic을 직접 다루던 거에서 아예 다른 방향으로 틀었고 매우 간단한 아이디어지만, 그래서 더 설득력이 있.. 기를 바란다.
오랜만에 연구실에 오니 밀린 일만 두시간쯤 처리했다. 주로 조교 일들 마무리. 그리고 다가오는 여름학기 조교 일 셋업. SAS를 써야하는데 진짜 SAS라는 걸 6년 전에 써보고 처음 쓰는거라 좀 걱정되긴 함.. 그리고 모 기업 취업상담 다녀왔다. 아무 생각없이 다녀왔는데 느낌이 꽤 좋았다. 만약 뽑아준다면 그냥 내년에 칼졸업하고 한국 돌아갈까하는 계획도 염두에 두는 중..
공항에서 노숙한 탓에 마치 장거리 비행을 한번 뛰고 온 컨디션이다. 오늘은 좀 일찍 들어가서 쉬려고 한다.. 운동하려고 했는데 안되겠네. 그래도 아침에 런닝은 뛰었다. 시애틀은 최고 기온이 12도 이랬는데 여긴 오자마자 최저 기온이 21도고 최고 기온이 30도다. 매우 버라이어티한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