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
- 다사다난
한 일주일의 시작이다. 일요일부터 연구실 에어컨이 고장나서 실내온도가 34도(!)쯤 한다. 어제는 참다참다 카페 나와서 공부하다가 역시 집중이 안돼서 다시 돌아갔다가.. 너무 더워서 그냥 일찍 접고 돌아감. 다행히 당장 급한 것이 없다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인데 사실 이번주에 미팅이 두 갠데 뭔가 미리 준비했다는 생각으로 내가 더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 부분도 있는듯..
여튼 그래서 에어컨 빵빵한 집에 돌아가 그래 이거지 하며 잘 놀고 있던 찰나 핸드폰에 경보가 울렸고 뭔가 했더니 토네이도가 온다는.. 뭐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는데 열시반쯤 갑자기 정전이 됐다. 다행히 엄청 덥지는 않아서 하루 그냥 푹 자고 연구실 나와서 검색해보니 바람이 하도 쎄서 옆에 있던 나무가 쓰러지면서 전신주를 건드린듯. 여튼 다시 연구실을 나왔다가 하도 더워서 또 카페로 피신나온 지금이다.
기분이 엄청 나쁘다거나 하지는 않고 그냥 정신없는 일주일의 시작이다.. 오늘은 그래도 웬만하면 웨이트 갈 수 있기를 바라며..
- 애플뮤직
폰 바꾸는 김에 4년 쓴 에어팟을 그만 쓰고 프로도 샀다는 이야기를.. 적었던가 말았던가? 여튼 프로를 샀는데 노캔은 무척 좋은데 음질은 엄청 큰 체감은 솔직히 못느낌. 아니면 노캔을 하면 거기에 힘을 쓰는만큼 음질이 조금 떨어지는 걸지도.
여튼 요새는 에어팟을 사면 애플뮤직을 3개월인가 공짜로 쓰게 해주는데 그 김에 오랜만에 애플뮤직을 사용하는 요즘이다. 무손실 음원은 솔직히 체감은 안되는데 돌비 지원되는 음원들은 뭔가 다르다. 안되는 애들보다 훨씬 낫다는 게 아니라 뭔가 다르긴 함. 예를 들어 콜드플레이 amsterdam같은 건 진짜 내가 첨 들어보는 음향이었는데 - 하이라이트에서 기존에 악기들이 뭉개졌던 부분을 구분해서 들려주는 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여러 앨범을 라이브러리에 추가하는 재미가 있었고 그러다 오랜만에 보위를 들었는데.. blackstar 앨범은 참 들을수록 미친 앨범이다 싶고 어떻게 생의 마지막 순간에 이런 음악을 냈을까 싶기도 하며.. 동명의 타이틀곡과 또 lazarus라는 곡도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지만 그러나 보위 마지막 앨범의 마지막 곡이 되는 i can’t take everything(제목 틀렸을수도)를 들으면 가끔씩 무척이나 슬퍼진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많이 슬퍼진다. 그 때문인지 어제는 할머니 생각을 했다. 엄마의 엄마에 대해 생각했고 엄마의 엄마 앞에서 엄마가 아이처럼 있었던 순간들을 상상했다.
- dml
어제는 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며 코딩..을 하지는 못했고(뭔가 재미가 없었음 아직도 재미로 움직이는 미친 박사 5년차;) 대신 dml 스터디를 시작했다는 핑계로 여러 페이퍼들을 읽는데 무척 재밌었다. 진짜 되게 재밌었고 뭔가 인사이트를 잡은 느낌이 들었다. 관련해서는 더 정리를 해서 따로 포스팅을 올릴 생각. 느낌만 말하자면 기존에는 Kennedy가 Chernozhukov이 하던 얘기를 무척 쉽게 푼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제는 -여전히 아예 다른 얘기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 다른 방향에서 같은 object를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그것을 이제야 느낀 것은 내가 Gauteaux Derivative라는 도구를 쓰는 직관에, 예전에 비교하면, 조금이나마 익숙해진 데 있을 것 같고..
donsker condition이라든지 그게 안먹혀서 sample splitting을 쓰겠다는 Chernozhukov의 아이디어도 이제는 무척 투명하게(다른 표현 없을까? clear하다는 말의 어감이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 느껴졌고 그러다가 Sample splitting을 사용하지 않는 dml 최신 페이퍼(2022 뉴립스)를 보고는 무척이나 큰 흥미가 들었다. 한편으로는, 원래 내가 sample splitting을 사용하려고 했던 건 asymptotic이 degenerate하는 특정 kernel들을 어떻게 컨트롤되는지 확인하고 싶어하는 거였는데 - 근데 dml에서는 어쩌면 그와는 반대방향으로 (그러니까 발산하는 asymptotic들을 컨트롤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전개되는 것 같아서 이 부분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그러나 매우 희미하게는 사실 이 두 가지도 같은 작업 혹은 직관의 다른 표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튼 시간이 되는대로 관련 포스팅들을 쭉 올려볼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