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거 없이 일기만

아침에 일어났는데 컨디션이 안좋았다. 월요일 화요일에 운동을 좀 빡세게 했더니 어제 컨디션이 좀 안좋아서 하루 쉬었고 그랬는데도 약간 열이 났음.. 근데 오늘은 조교일 때문에 무조건 나가봐야하는 날이라서 런닝 겨우겨우 뛰었더니 컨디션이 좀 좋아졌다. 이런 게 조교일의 장점이라면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러니까 어찌됐든 일하는 환경으로 강제적으로 나와야하는 이유를 준다는 것.

조교일도 어느새 다음주면 끝난다. 계절학기라 원래도 짧았지만 진짜 시간이 훅 지나갔다. 유월중순에 시작했으니 한달 반 정도 한거네. 처음엔 와 귀찮겠다 걱정도 많이 하고 우여곡절도 실제로 많았지만 -교수랑 싸운 썰 여기 블로그 어딘가 뒤져보면 나옴- 막판에는 꽤 재밌게 일했다. SAS도 답지 만들려고 자꾸 쓰다 보니까 정들고.. ‘categorical data analysis’라는 과목 특성상 한 주제를 깊이 파기보다 데이터의 종류나 환경에 따라 다루는 여러가지의 검정들을 쭉 다루는 강의였는데, 나도 이런저런 테스트들 오랜만에 접해보니 반갑고 또 꽤 재밌었다. 나중에는 애들이 계속 오피스아워에 나왔는데 - 정원이 5명인데 3명이 계속 오피스아워 나왔음 - 나도 뭔가 도움을 줬다면 기쁘겠고 또 과목을 넘어서 무언가 인사이트를 주었다면 더더 기쁘겠다.

여튼.. 어제 뭔가 내가 풀었다! 싶은 아이디어가 있었는데 오늘은 주로 그거를 제대로 종이에 적어보는 날이었다. 예전에는 두 가지 문제에 대한 하나의 렘마를 잡고 그거를 증명하려고 했는데 지금 시도하는 건 각 문제에 따라서 두 개의 렘마를 만들고 증명하는 쪽으로 아이디어를 바꿔본 것. 일단 어느정도 생각보다 괜찮게 되는 것 같고.. 며칠 묵힌 다음에 레이텍으로 제대로 옮겨보려고 함.

대신 조금 더 체크해봐야 하는 건 - dependent varaible을 다룰 때의 매우 예쁘고 멋있는 확률론적 테크닉이 있다면 ‘coupling’이라는 것이다. 즉 independent copy를 probability integral transform으로 잡은 담에 거기서 먼저 작업하고, 그 다음에 ‘복제와 원본의 거리가 무시할만하다’ 라는 걸 보이기 위해 쓰는 테크닉임. 나는 현재 두 개의 (잠재적) 렘마에 대해 다른 종류의 coupling lemma를 쓰고 있는데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레퍼런스를 남기자면 각각 Bradley 1983 Peligrad 2001임), 근데 하나만 써도 두 개가 다 함축이 안되나, 혹은 사실 두 개를 모두 포함하는 더 일반적인 렘마를 잡을 수는 없나 그런 것들이 아직 고민이 된다. 근데 이건 부차적인 거고 일단 원래 했던 증명 맞는지 계속 체크를 해봐야한다..

그리고 웨이트까지 다녀왔다. 아침에 컨디션이 안좋았다고 하기엔 운동이 무척 잘되었다. 데드할 때 자꾸 몸이 아파서 몇달간 쉬다가 요새 다시 치고 있다. 오늘은 다시 한 지 두번째였는데 데드가 주는 그 특유의 상쾌함? 을 오랜만에 느껴서 기분이 무척 좋았다. 연구실 돌아오는 길엔 상견니라는 곡을 일반인분이 커버한 곡을 한참 들었다. 가사가 참 슬프다고 생각했고 목소리가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공부가 막 엄청 잘된다거나 엄청 효율이 좋다거나, 혹은 내가 엄청 열심히 하고 있다고는 할 수 없는 요즘이다. 뭔가 좀 하려고 하다보면 의욕이 갑자기 사라져서 뭔가를 더 하기가 싫어짐.. 근데 뭐 이런 순간들이 걱정되지는 않는다 원래 나라는 사람이 매우 게으름…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