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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버티고 버티다가 도망쳐버리는 게 내 안좋은 습관이라고 생각을 했고 그게 너무 부끄러웠다. 그러나 오늘 한 가지를 깨달았는데 자기파괴만큼 내 자신에게 솔직한 행동은 없다는 것. 관계를 향한 내 대부분의 행위가 애정결핍에서 비롯되었다는 걸 오늘 또 실감했다 - 그러니까 나는 내가 궁지에 몰려있을 때 내가 다른 사람을 대하는 방식으로 대접받기를 바랬다. 그리고 내가 평소에 다른 사람을 그러한 방식으로 대하면 그게 일종의 안전장치가 될거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러니 그러한, 일종의 허위들을 부수기엔 자기파괴만큼 솔직한 행동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또 도망치겠지만 그러나 때가 되면 또 다시 허위들의 새싹이 자랄테고 그게 내 정신병의 병명이며 내용이다. 그 과정이 너무 괴로워서 매번 아예 부숴버릴 순 없나를 고민하지만 그러나 항상 비겁하게 도망쳐왔다. 작년이 그나마 제일 가까웠던 것 같은데 그러나 J의 이름을 빌려서도 나는 죽을 수가 없었고 그 후로 결국에 나는 L의 이름을 빌려서 살아있는 것도 죽어있는 것도 아닌 상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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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을 좀 했고 운동을 다녀왔다. 토미가 데드하는 자세를 제대로 알려줘서 오늘은 무게를 제대로 치고 와서 그 부분이 기분이 좋다. 오는 길엔 학부생 애들을 마주쳤다. 학부생 애들이랑 내가 왜 잘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리고 이게 바람직한 일인지도 모르겠으나 나도 모르게 다음주에 약속을 잡아버림. 그러나 벅차면 도망쳐버리면 되겠지.

연구실을 토미와 아담이라는 아이와 함께 쓴다. 아담이라는 애는 나보다 1년 선배인데 오늘 연구실에 나와있는 김에 한참을 떠들었다. 영국-홍콩에서 자란 애인데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요새는 외국인들이랑 이야기하는 게 마음이 더 편한데 소통이 덜 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자의식이 덜해져서 대화하기 편하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내 자신의 기대도 덜한 것 같다. 그러나 내가 다른 사람을 더 괴롭히기 전에 도망쳐 숨어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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