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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아워

를 하고 있다. 첫주라서 아무도 안오겠지.. 사실 과제도 안나왔는데 설마 누가 오겠어..? 오늘 오는 사람은 진짜 미래에 대성공할 것.. 여튼 그런 이유로 연구소에 줌에 접속은 해놓고 놀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에 적어놨듯 오늘 미팅이 파토가 나서 약간 쉬어가는 날처럼 그냥 놀고 있고, 포케로그 한판 돌리고, 그리고 증명 다시 봤다가 또 놀고 있다. 놀다가 집에 들어가야지 근데 왜이렇게 비가 오냐.. 오늘은 운동도 안갔다 내일은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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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의 순수한 형태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다. 예를 들어 내 트라우마가, 사실은 그럴 맘이 아닌데 다른 사람에 의해서 나와 친해지려고 하는 사람의 의도를 엿보는 데에서 온다면, 근데 그렇다면 진짜 순수한 애정이라는 건 도대체 뭔지, 존재하기나 하는건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나는 옆자리 토미가 지나가다 (장난스레) 옆자리가 peng에서 david로 바뀌었다고, super upgrade라고 할 때 그럴 때 매우 불안해진다. 좋게 평가된다는 건 언제든지 평가가 뒤집힐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깐.. 그리고 예를 들어 누군가랑 썸을 타다가도 그 사람이 날 재는 것 같은 감각이 들면 흥이 깨져버리거나 아니면 아예 숨어버리고 싶어진다. 뭔가 환상이 깨지는 것 같고 현실로 돌아오는 느낌이 든다 - 이걸 -단순히 더 있어보이려고 하는 얘기는 아니고 이게 더 가까운 표현일 것 같아서- 라캉의 표현을 빌리자면 상상계에서 실재계로 전이되는 감각을 거의 일상적으로 느낀다..

그러나 그런 의미에서 내가 갈구하는 애정의 형태가 순간순간의 평가와 상관없이 나라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라면, 그러니까 조건부가 아닌 무조건적인 사랑이라면.. 그런 형태는 예를 들어

  1. (내가 언제든 살이 찔 수 있으므로) 외모에 대한 평가와도 별개의 것이어야겠고

  2. (컨디션에 따라 나는 무척 멍청해지므로) 내가 하는 연구나 내 머리와도 별개의 것이어야 하며

  3. (내 공황에 따라 말을 잘 할 수 없는 날이 때때로 찾아오므로) 내 화술과도 별개의 것이어야 하는데..

그럼 그런 사랑이 가능하기는 한 것인지, 아니면 그런 사랑을 갈구하는 그런 현상 자체가 병인 것인지..

이런 생각을 처음 한 것은 아니고 그러나 이렇게 병명을 인지했다고 하더라도 상처들을 여전히 찾아온다. 마치 몸에 새겨진 흉터처럼.. 그냥 그런 생각들을 글자로 남기고 싶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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