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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shine

약을 새로 받아왔고 먹은 지 이틀차에 기분이 바로 나아졌다. 한편으로는 원래 내일 오전에 있던 미팅이 캔슬됨. 기분이 나아진 이유가 어디에 속하는지는 잘 모르곘다.. 근데 아무래도 약의 힘이 크다고 느꼈고 혹은 약을 받으러가면서 의사쌤과 나눈 대화에서 내가 뭔가 ‘털어놓았던’ 그 감각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인간은 호르몬의 노예인가? 그건 잘 모르겠고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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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물리학상을 힌튼이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솔직히 좀 짜치는 것 같다. 당연히 뉴럴네트워크를 통한 머신러닝 및 AI의 발전이 눈부시다는 점과 힌튼의 공로가 거기에 결정적이라는 점은 알고 있지만 - 그러나 어떤 머신러닝 모델이 물리학 연구에 특정 기여를 했다는 점에 대해서 상을 받은 것 같지 않은 느낌이기 때문이다. 내가 느끼기에 뉴럴 네트워크가 최첨단의 물리학 문제들에 제대로 쓰일 수 있냐? 는 아직 제대로 figure out되지 않은 부분인 것 같다. 아무도 안 보는 공간이니 제멋대로 지껄이자면 나는 이게 AI 붐의 어떤 특정 지점에 대한 거품을 상징한다고 느낀다. AI가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활용되는지 모르고 관심 그리고 그로 인한 돈이 쏟아들어오니 거기로 학문적인 하이프까지 향하게 되는.. 내가 느끼는 물리학은 순수학문에 가까운데, 거기에 대해 머신러닝이 어떤 기여를 했다는 점이 아니라 그냥 뉴럴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고 또 거기에 통게역학적인 아이디어가 들어갔다는 점에 대해서 노벨 물리학상이 수여된다는 점은.. 굉장히 짜친다고 느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나는 80-90년대부터 (즉 AI 겨울을 겪으면서도) 머신러닝을 꿋꿋이 추구한 분들과 그 중 한 명인 힌튼은 매우매우 존경한다. 다만 이번 수상은 매우 짜치긴 한다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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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만 찔끔찔끔하고 며칠동안 거의 일하지 않았다. 사실 일하고 싶지 않았다. 몸이 문제를 거부하는 감각.. 이게 일종의 번아웃이라고 느꼈다. 오늘 오랜만에 문제를 한자한자 적어보니 다시 한번 해볼 힘이 생긴다. 금요일에 이 부분에 대한 미팅이 있다. 내 목표는 이 부분이 안된다는 걸 납득시키고 문제를 축소시키자고 설득하는거다. 근데 어쨌든 그러려면 다시 차분히 문제를 정리해가야한다. 혹은 시뮬레이션이라도 돌려가면 좋을텐데, 근데 지금 R이 다른 데이터 작업때문에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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