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치에 대해 말이 많아져

사람도 사랑도 나하고 많이 다르고 내가 낫다고

-

studentization 계산을 했다. mixing condition이 많이 꼬이긴 하는데 어쨌든 뭔가 낼 수 있는 형태로는 나올 것 같다.

원래 생각하던 그림은 asymptotically linear한 class의 통계량에 대해 asymptotic validness가 실패함을 보이기 - 그것들을 studentization / self normalization으로 보정하기.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기존에 i.i.d.일 때 먹혔던 트릭이 안 먹히던 걸 작년쯤에 제대로 정식화를 했고 그래서 교수님들이 못(혹은 안) 도와주던 부분들을 내가 진흙탕에서 굴러가면서 맞추기 시작했고, 어쨌든 그래서 asymptotically linear estimate까지는 확장이 힘들었지만, 그러나 원래 생각하던 그림의 80프로 정도는 이론적 결과를 낸 것 같다.

페이퍼로 정리하자면 무척 내용이 많을 것 같은데 - 그러나 studentization과 self normalization이라는 두 축을 한번에 제시한다는 게 뭔가 내용이 두 배로 깊어진다기보다도 그냥 양적으로만 내용이 두 배 많아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서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들을 교수님과 해야한다.

-

스터디 발제를 했고 애들 과제 하나 채점도 마쳤다. 애들 중간고사 시험 답지를 완성해야하고 이번주부턴 미팅을 재개해야한다.

정외과 교수와의 미팅은 미루기로 했다. 그냥 솔직하게 mental emergency situation에 있다고 말씀을 드리려고 한다. 굳이 감출 이유도 찾지 못하겠고 그럴 기운도 없다.

X 교수와의 미팅 라이팅도 시작을 해야할텐데 내가 할 수 있을지, 혹은 내가 그 때까지 살아있을지..

-

떠나간 사람이 밉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감정들은 나를 향했다. 나는 나를 증오했다. 어제까지는 이런 일들에 무너지고 마는 내 자신이 한심스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지만 오늘은 문득 상실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다가, 그 사람이 겪고 있었을 상실이라는 것을 내가 제대로 공감해주지 못했구나, 그 사람 편이 되어주지 못했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무척 슬퍼졌다. 당신이 떠나간 그리고 돌아오지 않을 정당한 이유를 이제서야 찾아버린 내 자신이 미웠고 그리고 그렇게 행동한 내 자신도 미웠고 나아가서, 같은 실수들을 결국에 반복하고만 내 자신이 미치도록 미웠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돌아올 기적을 바라는 내 자신이 너무나 한심스럽고 증오스럽고 징그러웠다.

이틀정도는 다시 런닝을 뛰었다. 그리고 일을 했다. 그러나 살아있다는 체감이 들면 다시 통증이 심해져서 다시 자기파괴하는 짓들을 반복을 했다.

사실은 이게 누구의 잘잘못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아마 이게 참일 것이다. 내겐 강한 직관같은 게 있는데 그 직관들은 대개 맞는다. 나도 사귈 때 힘들었던 부분들이 있었고 또 서로 시차가 달라 내 일에 집중하는 순간들이 더 행복했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있었고 전화를 하게 되면 오히려 잡생각이 들고 속상한 마음이 생기게 되는구나 느꼈던 순간들이 있었다.

그러니까 잘못은 애초에 나라는 사람이 고장난 데 있다는 거다 - 관계의 단절 자체에서 죽을 것 같은 고통을 느끼는 일. 그래서 결국은 단절을 야기한 내 자신을 미치도록 증오하게 되는 일.

다음에 따라올 문장들 탓에 이 글은 누가 읽지 않았으면 한다.

내 직관들은 내가 죽어야한다고 말한다. 그건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고 내 주변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이 이상 아프기도 싫고, 문득 내가 우리 가족에게도 너무 큰 민폐를 끼치며 살아왔다는 걸 느꼈다. 나는 적어도 2007년 9월쯤엔 죽었어야 했는데. 세상에 너무 오래 남아있어 자꾸만 비틀거리는 망령마냥 살아있던 탓에 나도 힘들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난 너무나 많은 상처를 줬다.

-

어제는 기봉이를 만났다. 미국에서 가장 위험하던 순간 전화할 수 있던 친구가 있음에 감사했고 또 이렇게 마음이 아플 때 만날 수 있는 친구가 있음에도 감사했다. 재밌게 이야기도 하고.. 석사 자소서를 쓴다길래 봐주기도 하고 그랬다.

나는 이제 여한이 없다. 논문만 마무리하고 싶다. 그러나 막상 떠날 생각을 하다보면 사는 것보다 죽는 게 어렵다는 걸 체감한다. 누군가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고 떠나갈 수 있는 방법이란 생각보다 흔치 않다, 거기다가 별로 아프지도 않은 방법이면 좋겠다는 나의 욕심까지 더하면.

Comments